온라인게임 종주국 '한국'의 위세는 중국에서 대단했다. '미르의전설'을 시작으로 뮤, 리니지, 오디션, 던전앤파이터, 드래곤네스트, 열혈강호, 크로스파이어까지 숱한 게임이 대륙을 점령하며 게임한류를 주도했다.

시대는 변화했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모바일게임은 PC방과 온라인게임을 대신하며 한국은 물론 중국과 전 세계 주요 곳곳을 파고 들었다.

게임한류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한국 게임의 제2 텃밭이자, 황금어장으로 꼽히던 중국은 한국게임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넘어 오히려 한국에 '게임을 내다파는' 수출국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에서 게임한류가 사라지다시피한 2012년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전환되면서부터다. 실제로 2012년 이후 한국 온라인게임은 물론 모바일게임에서 과거처럼 대흥행을 거두며 한국게임에 대한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작품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엔씨소프트의 온라인RPG '블레이드앤소울'이 텐센트를 통해 출시됐지만 현지 온라인게임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흥행을 보였다고 하지만 기존 게임한류 주역만큼의 성과는 이뤄내지 못했다.

모바일게임에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2012년 모바일게임 활성화된 이후 한국에서 제작된 중국으로 건너 간 게임 중에서 현지 시장 최고에 오른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다. 게임한류의 맥이 끊긴 것.

'낚시의 신'과 '서머너즈 워''모두의마블' 등이 선전을 했지만 최고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2014년 12월 '전민기적'이 돌풍을 일으키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개발사는 중국 현지 개발사 '킹넷'이다. 웹젠이 '뮤 온라인'IP(지적재산권)를 임대해 중국에서 개발된 중국과 한국 양국의 피가 섞였다.

한국게임이 중국에서 흥행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게임사의 한국진출은 거세지고 있다. 추콩, 4399, 쿤룬 등 이 직접 한국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14년 하반기 한국 기업들이 오히려 중국의 모바일게임 수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등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기업도 포함됐다.

중국게임의 수입, 한국 메이저게임 기업들이 대작의 공백기을 위해 종종 있었기에 낯선 풍경은 아니다. 익숙한 현상이지만 수입의 결과는 사뭇 달랐다. 한국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온라인게임 혹은 웹게임과 달리 중국에서 제작된 모바일게임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

모바일게임이 본격화 이전까지만해도 한국은 외국게임의 무덤으로 일컫어질만큼 외산게임이 힘을 쓰지 못했다. 중국 웹게임과 온라인게임은 명함조차 내밀기 쉽지 않았다. 최근 한국에 상륙한 중국 모바일게임은 왠만한 한국게임을 압도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한국에서 론칭된 '도탑전기'가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출시 50여일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9위에 올랐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한국 구글 플레이 매출 톱10 벽을,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이라는 배경없이 무너뜨렸다. 이뿐 아니다. 리버스월드, 드래곤가드S, 아우라 레전드, 삼검호 등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대에 있다.(1월20일 기준)

한국 순수 혈통의 모바일게임이 중국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모바일게임은 한국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소게임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중국 모바일게임의 수입과 서비스는 이제 메이저기업로 확대되면서 그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또 깊어지고 있다.

모바일게임에서 있어서 '게임한류에 대한 기대'보다 몰려드는 중국게임으로부터 안방을 지켜낼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서는 이유다.  또 단일규모로 전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이 여전히 '한국의 제2의 텃밭'이자 '게임한류의 주요 무대'인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