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게임관련 뉴스는 각종 사건사고의 근원이 고작이다. 최근 게임기업 관려 뉴스가 인터넷은 물론 공중파 뉴스까지, 그것도 메인 시간 대에 방영됐다.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이야기다.

1월27일 넥슨은 공시를 통해 엔씨소프트 지분확보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공시했다. 엔씨소프트는 즉각 지난 2014년 10월, 엔씨의 추가 지분 매입과 관련해 ‘단순투자’로 못 박았던 넥슨이 갑자기 입장을 뒤엎은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천덕꾸러기 ‘게임’이지만 시가총액 8조원과 4조원대의 기업간 적대적 M&A(인수합병)는 일반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소재다. 여기에 수 십 년간 쌓아온 양사 대표의 끈끈했던 ‘인연과 우정’이 한순간 무너지는 이야기는 막장 드라마처럼 흥미롭다.

벌써부터 소문과 가설이 난무하며 본질과 사실까지도 외면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1월29일 매체는 물론 업계에서 엔씨소프트의 윤송이 사장의 승진을 넥슨의 ‘경영참가’ 공시의 배경이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빠르게 확산됐다. 넥슨과 엔씨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한 김택진 대표가 넥슨에 지분을 매각하는 순간부터 예견됐던 일이 아니냐는 등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다는 등의 시시비비를 논하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그리고 출처도 불분명한 소문에 근거한 뒷말이 우려스럽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단순한 두 기업 간의 경영권 분쟁이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 없고 또 자칫 대한민국 게임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캐주얼과 RPG 그리고 퍼블리셔와 개발사로의 역량을 키워 온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맏형이자 선구자다.  비록 모바일게임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고 여전히 ‘게임코리아’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국가대표 게임사다.

넥슨과 엔시소프트, 2015년을 새 시대에 적응하며 주도권을 찾겠다고 천명했다. 지스타2014를 전후해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원년으로 선언했고 올해 CI까지 바꿨다. 넥슨 역시 지난해 지스타를 전후해 스스로를 ‘돈슨’으로 비유하며 2015 대역습에 나설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했다.

각자의 분야에서 역량을 기울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양사는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고 발전에 노력해야하는 시간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또 넥슨과 엔씨 내부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대외적 활동을 하는 인력은 경영권 확보와 방어를 위한 ‘명분 쌓기’에 동부서주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깊이와 피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할수 없다.

과연 양사가 대내외적으로 오롯이 게임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경영참가를 실현한다 해도, 또 엔씨소프트가 경영권을 지켜낸다 한들 그 끝이 과연 달콤할지도 의문이다.

이미 던져진 분쟁의 불씨는 오는 3월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짧게는 한 달, 길어야 두 달여 정도다. 서로를 외면하기에는 긴 시간이다. 새로운 방식을 모색키 위한 대화를 위해서는 결코 부족함이 없는 기간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새정치)까지 우려를 표명하며 초심을 당부했다. '상호 양보해 조속히 갈등을 끝내고 신의와 믿음을 기반으로 한 협업의 큰 틀을 만든 첫 마음으로 돌아가 한국게임산업 발전의 커다란 두 축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고 싶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와 넥슨 그들은 '게임'으로 웃고 울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