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사들로 불리며 한국 게임산업을 이끌어 온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이 2015년 2월 새로운 시도와 갈등으로 격동기를 맞고 있다.

한때 세계적 기업 도약을 위해 힘을 합쳤던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지난 2013년 6월 ‘블레이드앤소울’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엔씨소프트 김택진대표는 김정주대표에게 지분을 매각했다. EA, 블리자드 등 글로벌 게임사 인수를 위해 뜻을 모았지만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어 마비노기2 공동 개발에 나섰지만 이마저 의도와 달리 어그러졌다.

공룡들의 전쟁, 엔씨 경영권 분쟁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2015년 1월 넥슨은 지분 매입 목적을 경영참가로 바꾸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적대적 M&A(인수합병) 가능성이 불어지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2월 넥슨은 최대주주 입장으로 엔씨의 등기이사 선임, 실질주주명부의 열람 및 등사, 전자투표제 도입 등 공개, 비영업용 부동산 매각, 자사주 소각, 5억 이상 보수 내역 및 산정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엔씨는 우려를 표명하며 현재 경영활동에 전념할 뜻을 밝혔다.

양사는 2012년 7월 이후 모바일게임으로의 재편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며 기존 흥행 온라인게임에 의존하고 있다. 분쟁이 ‘신성장 동력 발굴’은 고사하고 2014년 지스타를 앞두고 발표한 넥슨과 엔씨의 '돈슨의 역습'과 '모바일 시대 개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빼앗고 지켜야하는 생존 싸움 앞에서 새로운 계획과 도전이 순조로울지 의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글로벌시장에서 양사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한다.

외도냐? 도전이냐?…NHN엔터 '찬바람'
NHN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2013년 하반기 네이버와 분리된 한게임은 최근 비게임사업 부분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준호 의장이 네이버와의 거리를 두면서 IT 기반기술 사업에 간편결제 기업을 향한 투자와 인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증권가의 평가는 곱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약 3500억에 달하는 유상증자와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기대감보다는 우려를 앞세웠다. 주력 사업군인 ‘게임’에서도 이렇다할 동력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하는 ‘신규 사업’에서 두각을 보일 리 만무하다는 시각이다.

증권가의 차가운 시선은 목표주가 하향으로 이어졌고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2월9일 NHN엔터는 또 다시 7만원선이 무너진 것. 지난해 11월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한게임 웹보드게임 등급 취소 예비결정으로 하한가 이후 최저치다.

더해지는 우려, 기다림과 후폭풍
N사들의 수난에 우려가 더해지는 이유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데 있다.

넥슨과 엔씨의 분쟁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양사가 대화 채널을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와버렸다. 지난 주말 김정주대표와 김택진대표의 전화 통화가 이뤄졌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경영권 분쟁은 오는 3월 엔씨소프트 정기주주총회에서야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일단락이다. 원만하게 마무리되든, 주총까지 가든 이번 분쟁은 엄청난 후유증을 남길 수 밖에 없다. 이미 넥슨과 엔씨소프트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동요가 일고 있다. 먹고 먹히는 전쟁에서  향한 불안함과 호기심이 팽배해져 있는 것.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게임이든, 새롭게 진입한 사업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보이기 전까지는 냉대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간편결제’ 등 신규 핵심 사업은 빨라야 년말 늦으면 2016년 가서야 성과를 가름할 수 있다. 수 천억원 이상이 투자에 대한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흥행산업이자 주력 사업인 게임 역시 무엇하나 답보할 수 없다. ‘토스트 클라우드’와 ‘모바일게임 콘텐츠’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어떤 작품이 흥행할지 감히 예측할 수 없다. 확실한 성장 동력을 발굴, 바닥권을 탈출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 것.

격동기, 그 끝에서 N사 '모두' 웃어야 한다. 더 재미있고 다양한 게임을 기다리는 이용자를 위해,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꼿꼿한 성장을 거듭한 한국 게임산업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