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게임, 2012년 모바일게임 신드롬과 성장을 이바지했다. 2013년과 2014년 그리고 2015년 시간이 흐르면서 그 위세는 덜해지고 있다. 대신 RPG가 고공 비행을 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에서는 'RPG 전성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부터 이어진 RPG의 독식은 독식하고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여전하다. 2014년 몬스터길들이기, 블레이드, 세븐나이츠에 이어 2015년에는 레이븐, 뮤 오리진 등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이에 비해 비RPG는 '모두의마블for kakao' '애니팡2' '피파온라인3 M' 등이 고작이다. 길게는 2년, 짧게는 1년이 넘은 작품들이다. 비RPG는 '그들만의 리그'인 구글 플레이 매출 톱10보다 심한 정체다.

신작의 규모에서도 넘쳐나고 있는 RPG와 달리 캐주얼, 스포츠, 보드 등은 새로운 이름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사 새로운 작품이 나온다 쳐도 10위 내 이름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2015년 9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려 5종의 비RPG가 9월17일 구글 매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붙박이나 다름없는 모두의마블for kakao(4위), 애니팡2(8위), 피파온라인3M(9위)과 더불어 넥슨이 새롭게 선보인 '도미네이션즈'(6위)와 NHN픽셀큐브의 '프렌즈팝for kakao'(7위)다.

요즘 대세인 RPG와는 다른 장르다. 미국 개발사 빅휴즈가 개발한 '도미네이션즈'는 전략게임이다. 석기 시대부터 우주 시대에 이르는 세계의 주요 문명들을 선택해 탐험하고 발전, 확장시켜나가는 방식에 기초하고 있다.

'프렌즈팝for kakao'는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정통 캐주얼 보드게임이다.

최신작, 그것도 비RPG가 구글플레이 톱10 입성은 이례적인 변화다. 도미네이션즈와 프렌즈팝은 각각 지난 8월 27일과 8월25일 출시됐다. 순위 상승도 꾸준하다. 초반 폭발적인 순위 상승을 꾀하는RPG 보다 더디지만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

게다가 두 작품은 장기간 톱10을 유지해온 애니팡2와 피파온라인3를 앞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RPG의 힘이 빠졌다기보다 초창기 캐주얼게임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이용자'층이 가벼운 장르의 신작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회귀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작 RPG 출시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을 틈타 캐주얼 등 비주류 장르가 새롭게 부각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비RPG의 세력 확장도 점쳐지고 있다. 캐주얼, 스포츠, FPS, 웹보드 등에 기초한 신작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애니팡의 후예 '상하이 애니팡'이 출시된데 이어 넷마블, 네시삼십삼분 등 대형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들이 다함께 붕붕붕for kakao, 챔피언for kakao 출시를 앞두고 있기때문이다.

지피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넷마블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다함께 붕붕붕2'는 지난 2013년 출시된 다함께 붕붕붕의 속편으로 친구들과 실시간 자동차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이다. 기존 ‘다함께 붕붕붕’에 신규 콘텐츠 추가 및 대대적인 개선을 통해 신나는 질주의 재미를 한층 더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모험하기’는 7인의 AI(인공지능) 캐릭터와 이용자가 함께 레이싱 대결을 벌이는 싱글모드를 지원한다. 또한 미키와 친구들, 몬스터 대학교, 토이 스토리 외에도 빅 히어로, 겨울왕국, 주먹왕 랄프 등 디즈니와 디즈니-픽사의 대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다양한 신규 캐릭터를 게임 내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챔피언은 코코소프트가 개발중인 복싱을 소재로 한 스포츠게임으로 글로벌 출시돼 1800만 다운로드 이상 기록한 바 있다. '챔피언 for Kakao'는 스토리 모드 뿐만 아니라,  ‘세계제패 모드’, 다른 유저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PVP ‘챔피언 리그’,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반영된 자동전투를 지원하는 ‘서바이벌 모드’, 챔피언 리그의 상위 랭커들과 지정 대결을 할 수 있는 ‘랭커대전’ 등 다양한 게임모드를 제공한다.

이뿐 아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도 가세하면서 비RPG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모바일 웹보드게임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개선되면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의 절대강자인 한게임과 피망이 적극적인 시장 공략의 길이 열리고 있다"며 "여기에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카카오 키즈인 선데이토즈를 비롯해 파티게임즈 등이 웹보드게임을 준비중에 있어 향후 웹보드게임 시장은 온라인게임 시절 못지 않은 규모로 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