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열렸다. 이후 '애니팡'을 시작으로 흥행대작이 연이어 배출되며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 중심에는  '다함께 차차차''모두의마블for kakao' '윈드러너''헬로히어로''몬스터길들이기''블레이드''히트(HIT)''프렌즈팝' 등 다양한 장르의 토종 게임이 자리했다.

예외도 있었다.  2014년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한 '클래시 오브 클랜'이 한국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온라인게임처럼 안방을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기우에 불과했다. 이후 넷마블게임즈를 필두로 네시삼십삼분, 넥슨 등이 론칭한 신작이 잇따라 흥행하며 외산의 영토확장은 주춤했다.

2016년 6월, 상황은 또 다시 달라지기 시작했다. 6월 출시한 중국과 일본 IP(지적재산권) 기반 신작 모바일게임이 돌풍을 일으키며 토종 모바일게임 시장이 독식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

6월22일자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에 따르면 룽투코리아가 선보인 '검과마법for kakao'가 3위에,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모바일게임으로 한국 시장을 석권한 바 있는 '클래시 오브 클랜'도 9위에 오르면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펀컴퍼니가 선보인 '천명'은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검과마법'은 중국 게임사인 룽투가 개발한 RPG로 지난 6월7일 출시, 약 2주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톱3에 등극했다. 2016년 들어 출시된 신작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모바일게임 중 하나다.

'천명'은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신작을 출시중인 중국게임사 이펀컴퍼니가 지난 3월 22일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기반으로 일본 게임사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5월26일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모험RPG다.

이들 작품의 흥행에 눈길이 가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외산 게임의 무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어려웠던 한국에서의 초반 대흥행을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온라인게임의 전성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이 부흥한 최근까지 한국에서 각종 인기차트 톱10에 입성한 일본 작품은 없었다. 중국산 게임의 한국행도 그동안 쉽지 않았다.

외산 게임의 영토 확대, 이번에 다르다?
한국 게임 시장에서 인기 기준으로 자리매김한 구글 플레이 매출 차트에서 외산 게임의 확대에서 예의 주시해야하는 이유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클래시 오브 클랜' 처럼 서구권 작품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작품이 한국에서도 통했다는 점이다.

특히 '검과마법'과 '천명'은 중국의 개발력에 의한, 중국의 원천기술로 이뤄진 작품이다. 향후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한국행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이 국경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좀처럼 외산, 특히 아시아권의 작품이 흥행은 찾기가 어려웠다"며 "최근 중국과 일본 게임의 돌풍은 향후 아시아권 게임의 한국행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방이 더 이상의 토종 게임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산게임의 흥행 가도에는 모바일게임 이용자, 즉 엄지족들의 소비성향과도 적지 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모바일게임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은 점차 평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또한 "이용자는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초점해 작품을 고르고 있고 이를 선택할 다양한 방식과 기회 또한 충분해진 만큼 국적의 의미를 희박해졌다"고 설명했다.

서머너즈워, 헬로히어로, 모두의마블 등 한국 게임이 해외 각국에서 각광받고 있듯 한국에서도 외산게임들의 흥행이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