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조선 편집장 시절 여러 차례 선데이토즈와 이정웅 대표님과 관련한 컬럼을 작성했던 김상두입니다. 이대표님은 저의 글을 ‘상두의 일기’라고 명명했다지요.

게임조선을 떠나게 되어 더 이상은 상두의 일기는 쓰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진짜 이자 마지막 일기가 아닐까 합니다.

우선 수 백 억 원을 거머쥐며 청년갑부 반열에 오른 이대표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애니팡2 론칭 때와는 언론들도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표절이 아니냐며 분노로 들끓었던 글들은 어느새 이제 수 백 억 원을 거머쥔 ‘청년갑부’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분명 이정웅대표님은 대한민국 어떤 기업인도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셨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부러움과 존경을 살 만한 업적을 남기셨다는 점 인정합니다.

더불어 애니팡으로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시장 대폭발의 기초를 다지셨다는 점. 또 모바일게임주의 기대치를 올리셨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아마도 모를 셨을 겁니다. 1월 애니팡2 론칭 기대감과 흥행으로 이후 상장 게임사들의 주가가 신작을 내놓기 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신작 기대 효과를 선데이토즈가 모바일게임으로도 확장한 셈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그리고 상두의 일기를 끝내 쑥스럽게 만드셨습니다. 3월 24일 스마일게이트로의 지분 매각 소식을 접하고 외친 한마디는 ‘결국’

사실 상두의 일기를 쓰면서 기대했습니다. 이정웅대표님이, 선데이토즈가 분명 전 세계 그 누구도 만들지 못한 차원이 다른 신작을 만들어, 애니팡2로 향했던 그 많던 오해와 비난을 딛고 일어서지 않겠냐는.

전해진 소식은 ‘스마일게이트에 지분매각’ 입니다. 내심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상두의 일기가 아쉽고 허망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이정웅 대표님은 이전 게임을 통해 신화를 일군 주인공과는 출발점이 달랐구나’

그라비티의 김정률 전 회장, 넷마블의 방준혁 전 대표, 네오플 허민 전 대표, 엔씨소프트에서 액시트한 ‘리차드 게리엇’, 블리자드의 간판이었던 빌로퍼 등 적지 않은 이들이 게임을 통해 부를 거머쥐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이들 중 일부는 먹튀가 아니냐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게임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기존에 없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열과 성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이정웅 대표님,

얼마 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팅을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김연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건 소트니코바. 그녀는 러시아의 영웅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올림픽 직후 펼쳐지는 3월 일본의 세계선수권 대회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자국에서의 아이스쇼와 휴식 등을 이유였습니다. 그녀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부끄러운 금메달이 아니냐는 것이죠.

지분 매각이후에도 선데이토즈 대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믿고 기대하겠습니다. 이대표님이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벤처 신화 1호 주인공으로서의 실력과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리라는 것을. 하여 내내 애니팡2로 끊이지 않았던 업계의 원망을 잠재우시고 상처를 치유해주시길.

그리고 그동안 김상두의 일기를 허망이 아니라 부끄럽게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