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음악, 하루 24시간 듣다보면 곱도 목소리도, 선율도, 가사도 식상해진다. 맛난 음식도 마찬가지다. 상다리가 부러질듯 한 진수성찬도 하루 세 끼, 일주일 반복되면 질리게 된다.

모바일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단순함이 반복되는 ~팡과 달리기를 소재로 한 질주게임의 경우, 길어야 몇 분 만에 익숙해져 처음 플레이할 때의 감흥을 찾기 쉽지 않다.

요즘 수 많은 유사 게임들이 엄지족에게 이름조차 알리지 못한 채 사라진 또 다른 이유다.

또 엄지족으로 하여금 새로운 게임을 찾게 하고, 캐주얼이 RPG나 카드뽑기 게임보다 빨리 시들어 버리는 원인이다.

올해 국민게임 속편 ‘애니팡2’와 ‘윈드러너2’가 연달아 출시됐다. 전작과 달라진 점은 ‘스테이지 방식’의 도입이다.

스테이지 모드는 주어진 단계의 과제를 완료하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말한다. 퍼즐게임 애니팡2는 대성공을 거뒀다. 반면 윈드러너2는 전작만큼의 성과를 내보이지 못하고 있다.

■ 지나친 친절함과 질주게임의 재미 상실

왜 일까?

질주게임은 시작 점에서 멀어질수록 장애물과 함정이 많아진다. 묘한 오기를 유발시켜 게임에 접속하게 만든다. 하지만 더 멀리 가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기서 귀차니즘이 발동된다.

누워서 떡먹기 수준처럼 여겨진 초반을 다시 반복해야 하는 귀차니즘은 종종 새로운 기록이나 먼 거리에 향한 욕구와 열망마저 빼앗는다.

위드러너2는 전작과 달리 같은 맵에서 멀리 달리도록 유도하고 죽었을 경우,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없앴다.

실제로 스테이지 모드는 특정 단계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첫 판부터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없다. 풀지 못한 미션의 단계부터 시작하면 된다.

너무 친절했다.

윈드러너2의 스테이지 모드는 단계를 거듭할 수록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미 1년 여전 숱한 질주게임이 출시되면서 이미 고수반열에 오른 숱한 엄지족에게 도전 정신을 그리고 오기를 발동시킬 만큼은 아니다.

판이 지나도 친절한 설명은 여전하고 설사 죽더라도 수 차례의 반복만으로 통과가 가능이다. 또 각 판에 주어지는 미션을 풀기 위한 '플레이 시간'도 그리 길지도 않다.

캐주얼게임과 달리 '더 높은 단계'가 아니라 '더 멀리' '더 오래'라는 질주게임의 본질적 특성이 외면됐다.

'판'의 개념을 도입한 윈드러너2는 전작과는 확연하게 다른 방식을 선사했지만 질주게임의 본질적 가치를 상실했다. 엄지족의 외면한 결정적 이유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