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언제나 화두다. 특히 폐륜과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몰아칠 때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게임과의 연관성을 찾기에 나선다.

6월 22일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 탈영과 총기난사 사건에도 빠지지 않았다. 게임중독이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6월 23일 YTN 뉴스속보에 출연해 총기 난사를 일으키고 40시간 가까이 군과 대치 중인 임 병장을 향해 게임중독 가능성을 의심했다.

신 대표는 “임 병장의 사생활은 모르지만 게임에 중독되어 있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 탈영한 첫 날 먼저 수류탄을 투척하고, 인명을 사살하고 도망 친 여러 상황을 조합해 봤을 때 마치 온라인 슈팅게임에 나오는 한 장면이 아닐까 상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게임관련 미디어와 관계자들은 ‘그럼 그렇지’ ‘빠질 리 없다’는 반응이다. 이제 달관한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가 멀다하고 게임을 사회악으로 몰아대니 이번 신대표의 발언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일부 게임업계 관계자가 ‘총기 난사와 탈영’ 속보가 전해지자마자 또 게임이 된서리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꺼내들었다. 아니나다를까 예견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자조적 반응, 무리가 아니다. 

이날  페이스북에서는 게임관련 행사가 소개됐다.

6월 26일 한국게임학회가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센터에서 펼쳐지는 ‘제1회 대한민국 게임포럼’이 그것이다.

행사 목적은 게임산업의 현안 및 방향성 제시, 정부의 육성정책 및 전략 제안, 순기능 게임문화 창출, 상생의 풍토 조성, 융합과 진화의 길 모색이다.

지금까지 천대받는 게임산업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의 모집인원은 총 250명이다. 신청 마감을 하루 앞둔 24일 자정까지 참여를 희망한 인원은 87명이다.

6월16일부터 시작됐고 주최측이 행사 관련 홍보를 제대로 못한 탓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펼쳐진 중국 기업들의 사업 설명회와 수출 상담회와는 대조적 모습이다.

분명 같은 게임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임에도 분위기는 달랐다.

게임 규제와 게임을 사회악의 치부하는 분위기를 성토하면서도 정작 게임산업 발전과 미래를 위한 자리에 대한은 참여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아이러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웹보드게임규제 등장했을 때 관련사들은 반발했다. 하지만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하지 않는 게임사는 외면했다.

또 RPG, 슈팅게임 등이 사행성과 선정성 논란으로 등급 심의가 강화됐을 때 웹보드게임사는 뒷짐졌다.

먹고 살기가 빠듯한 중소게임사야 그렇다 쳐도 메이저 게임사들까지 각자의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였다.

지난해 게임중독법과 관련해서는 모처럼 한 뜻으로 뭉쳤지만 그들의 행보는 ‘대의’가 아니라 ‘득과 실’에 있다.

정작 게임의 올바른 가치와 인식 재고에 힘써야 할 업계 종사자들이 뭉쳐도 힘이 모자랄 판에 모래성처럼 뿔뿔이 흩어지는 단단하지 못한 뿌리를 가진 그 모습, 여전하다. 

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천대와 설움앞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아니라 '너는 너, 나는 나'를 우선시 하고 한국 게임산업의 일면이다.   

이는 사회적 부정적 이슈를 게임으로 내몰고, 이를 빌미로 게임규제로 일관하려는 규제 정책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또 탈영병의 총기난사를 또 게임과 역으려는 소식과 관련한 게임업계의 소리가 공허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