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짧아진 생명력, 단일 흥행 타이틀 리스크 확대
② 흥행을 염두한 작품 일색…창작 IP 부재, 다양성의 상실 
③빈약한 허리와 흔들린 신예…N사 전성시대 재도래

 
대작 향연, 지스타2017 대흥행, N사 전성시대 재도래, 조 단위의 공룡기업 증가. 모바일게임을 밑거름으로 하고 한 2017년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주요 키워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기 그지없고 남부러울 것 없는 한국 게임, 마냥 웃을 수 없다.

도전적이고 참신한 작품보다는 성공을 쫓는 작품들이 득세하면서 다양성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1월 '삼국블레이드'를 시작으로 11월 '테라M'과 '오버히트' 까지, 2017년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바일게임이 출시됐고 흥행했다.

대다수가 '원작'에 기반하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인기 PC 온라인게임 혹은 흥행 모바일게임의 속편이다. 이중 절대다수는 PC 온라인게임에 기반을 두었다. 2016년 12월 출시돼 대흥행을 거둔 '리니지2레볼루션'으로 촉발된 IP 게임 열풍이 2017년에도 급물살을 탄 것.

지난 6월, 출시된 '리니지M'은 모바일은 물론 한국 게임산업의 흥행 역사를 모조리 갈아치웠다.  원작은 엔씨소프트의 효자이면서 한국 PC 온라인게임의 절대지존 '리니지'다.

이 외에도 11월 28일 출격, 리니지2레볼루션을 밀어내고 넘버2를 꿰차고 있는 '테라M', 역시 온라인게임 '테라'를 원작으로 한 IP게임이다.

온라인게임뿐 아니라 인기 모바일게임 속편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삼국블레이드, 다크어벤저3가 대표적인 예다. '삼국블레이드'와 '오버히트'는 각각 2014년과 2016년 대흥행을 거두며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모바일PRG '블레이드for kakao'와 'HIT(히트)' 속편이다.

흥행의 또 다른 한 축은 중국산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의천도룡기'(서비스사: 네시삼심삼분) '여명'(라인콩코리아), '반지'(이엔피게임즈)를 제외하고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하반기 급물살을 탔다. 6월 '소녀전선'(룽청)을 시작으로 '음양사for kakao'(카카오게임즈),  '권력:THE RULER'(이펀컴퍼니), '열혈강호for kakao'(룽투코리아), '대항해의길'(라인콩코리아) 등이 잇따라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과 국내 퍼블리셔들의 물량 공세, 그리고 토종 기대신작 출시의 부재 등으로 중국산 하드코어는 맹위를 떨친 것.

 
반면 '순수 창작' 모바일게임은 흥행은 고사하고 공급부터 크게 줄었다.
상반기까지는 토종의 활약, 괜찮았다. 파이널블레이드, 킹스레이드, 요괴, 루디엘, 데스티니6 등 간헐적이지만 순수 창작 모바일IP가 출시됐고 초반 인기를 누렸다.

특히 '킹스레이드' 는 상반기 넷마블게임즈, 넥슨, 네시삼십삼분 등 유력 퍼블리셔 없이 또 유명한 IP에 기반을 두지 않았음에도 신드롬을 일으켰다. 유력 IP게임과 중국산 득세에 굴하지 않은 무명의 대반란이다.

하반기에는 토종 창작 모바일 IP는 급감했다. 신작 출시가 간혹 있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그나마 위안이 된 작품은  'AxE(엑스)'다.
'액스(AxE)'는 넥슨레드가 개발한 순수 모바일 IP로 지난 9월 14일 넥슨을 통해서 론칭됐다. 서비스 초기 '리니지2레볼루션'까지 추월하며 창작 모바일IP의 가능성을 열었다.

출시 3개월이 지난 12월 현재도, 구글 플레이 매출 톱10을 유지하고 있다. 유력 IP게임과 중국산 게임 못지않게 창작 모바일게임도 장기 흥행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

캐주얼 장르는 흥행작은 고사하고 신작 출시도 가뭄에 콩 나듯 했다.

MMORPG라는 하드코어, 유력 IP에 기반을 둔 혹은 중국에서 흥행이 검증된 작품들이 장악한 2017, 참신하고 도전적인 작품보다는 즉 돈이 되는, 돈을 좇는 작품들이 주름잡으며 한국 모바일게임의 다양성이 급격하게 상실된 한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