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짧아진 생명력, 단일 흥행 타이틀 리스크 확대
② 흥행을 염두한 작품 일색…창작 IP 부재, 다양성의 상실
③빈약한 허리와 흔들린 신예…N사 전성시대 재도래 
 

대작 향연, 지스타2017 대흥행, N사 전성시대 재도래, 조 단위의 공룡기업 증가. 모바일게임을 밑거름으로 하고 한 2017년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주요 키워드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기 그지없고 남부러울 것 없는 한국 게임, 마냥 웃을 수 없다.

한국 게임산업의 허리와 모바일게임에서 출발한 뿌리 기업들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2017년 N사 전성시대가 재현됐다.
2013년 선두 자리를 꿰찬 넷마블이 절대지존을 유지한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잇따라 흥행작을 배출하면서 모바일게임에서도 선두그룹에 합류했다.
 
지난 2015년 출시한' HIT(히트)'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넥슨, 잇단 신작 출시에도 불구하고 후속 흥행작을 발굴하지 못했다. 2017년 하반기 넥슨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다크어벤저3를 시작으로 'AXE(액스)' '오버히트'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2017년 최다 모바일게임 출시에서 최고 모바일게임 기업을 우뚝 섰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출시한 '파이널 블레이드'와 '프로야구H2'가 깜짝 흥행을 거두며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6월 출시한 '리니지M'이 한국 게임산업의 흥행 역사를 갈아치우며 맏형의 저력을 과시했다.

N사들의 영향력이 확대와 달리 중견게임사와 모바일게임 키즈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3매치와 SNG(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한국 모바일게임 탄생과 성장의 디딤돌이 됐던 파티게임즈, 데브시스터즈, 핀콘 등은 모바일게임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트업들의 존재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네시삼십삼분도 예외는 아니었다. 433은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정착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활과 블레이드, 영웅, 로스트킹덤 등 굵직한 모바일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능력을 내보이며 한국 모바일게임의 간판 기업으로 우뚝 섰다.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국블레이드, 의천도룡기 등을 흥행시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하반기에도 마피아 리벤지, 다섯왕국이야기, 활2 등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블레이드, 영웅 등을 이을 만한 흥행대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10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사업 구조 변화에 따라 희망 퇴직에 나섰다.

단일 PC 온라인게임의 장기 흥행으로 명맥을 유지한 중견게임사는 2017년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와이디온라인,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네오위즈, 한빛소프트, 조이맥스, 조이시티, 그라비티 등이 자체 개발 혹은 퍼블리싱을 통해 확보한 신작 모바일게임을 내놓았다.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스페셜포스 모바일(드래곤플라이), 클럽 오디션(한빛소프트) 등은 원작 온라인게임의 브랜드 파워와 향수를 자극을 통해 출시 초반에는 시선을 끌었지만 옛 명성과 재기의 발판이 될 만큼 성과는 없었다.

네오위즈는 상반기  '노블레스 with NAVER WEBTOON' '브라운더스트' '탭소닉'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등 모바일과 콘솔 등 플랫폼 다각화와 블레스 등의 해외 진출로 제2 성장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난 2015년 모바일게임 '갓 오브 하이스쿨'로 스타덤에 올랐던 와이디온라인은 2017년 '오르텐시아 사가' 국내 서비스, '라인 블리츠' 일본 출시에 나섰지만 기대감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엠게임과 조이시티, 조이맥스 등도 신작 모바일게임 국내 출시와 신규 시장개척에 나섰지만 괄목할 만한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중견게임사 넥슨지티와 모바일게임 신예 넥스트플로어는 선전했다. 넥슨지티는 자회사 넥슨레드가 개발한 모바일MMORPG 'AxE(액스)' 대흥행으로 중견게임사로는 2017년 모바일게임에서도 빛을 발한 것.

넥스트플로어는 2016년 출시한 '데스트니 차일드'의 꾸준한 인기를 지속한 가운데 2012년 출시한 1세대 모바일게임 '드래곤플라이트'의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에 기반한 역주행으로 빛을 발했다.  여기에 컨설팅 기업 '피그(PiG)'와 개발사 '나노인터렉티브'  '포립' '우주' 등에 전략적 투자 및 개발사 '우주''루프탑게임즈' 합병 등 쉼 없는 투자에도 나섰다.

또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HTML5 기반 게임 2종(버거 타워, 소녀와 디저트) 등을 출시했고 '데스티니 차일드' 일본 진출 준비도 시작했다.

2017년 흥행대작 PC 온라인게임 IP(지식재산권)에 기반으로 둔 모바일게임과 중국에서 흥행이 검증된 작품이 쏟아지면서 중견게임사와 신예 모바일게임사들의 입지가, 설 땅이 좁아졌다. 한국 게임 산업의 미래의 주역인 허리와 다리가 빈약해진 것이다.

2017년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상위 몇몇 업체가 시장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빈익빈 부익부'의 기형적인 산업 구조가 굳어진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