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워, 세대의 벽을 허문 모바일 RPG 입증…2일 소진혁 선수, 아시아컵 8강전

매해 가을 게이머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게임대회가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롤드컵이다. 올해도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에 '리그 오브 레전드' 게이머들을 설레해 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엄지족들을 들뜨게 하는 대회도 있다. '서머너즈워:천공의 아레나'의 글로벌 게임대회 '서머너즈워 월드 챔피언십'(SWC2021)이다.

SWC2021에는 아주 특별한 선수가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소경용(FOURBABY)과 소진혁(SECONDBABY)이다. 둘 사이의 관계는 아버지와 아들이다.

소위 노는 물이 전혀 다른 꼰대와 MZ세대가 같은 게임을 즐긴다는 사실만으로 놀라운데 이들은 최고 권위의 대회에도 참가했다. 한국 게임 세상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비현실적'인 경우다.

소경용씨는 한국 대표 선지역 예선에 고배를 마셨지만 아들 소진혁씨는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로 10월 2일 개최되는 두 번째 지역컵 아시아퍼시픽컵에서 일본의 MATSU와 8강전을 치룬다.

소진혁(SECONDBABY) 선수는 우승으로 효도하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아들을 응원하고 있는 아버지 소경용(FOURBABY)는 아들이 월드 챔피언에 등극하며 원하는 것을 사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Q, ‘서머너즈 워’를 4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동안 즐겨왔는데, ‘서머너즈 워’와 ‘SWC’의 매력은 무엇인지
FOURBABY : 세계 각 지역 유저들이 게임을 통해 만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서머너즈 워’라는 공통 분모로 세계 대회를 통해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고 월드 챔피언을 가리는 점이 플레이어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Q, 일반적으로 세대가 다르면 즐기는 게임도 다른 편인데, 같은 게임을 즐기게 된 계기는?
FOURBABY : 제가 먼저 ‘서머너즈 워’를 시작했고, 함께 공유하는 취미를 만들고자 자연스럽게 시작했는데 4년 넘게 함께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SECONDBABY : 게임을 하고 싶었던 차에 아빠가 ‘서머너즈 워’를 하고 계신 걸 보고 어울리고 함께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다 보니 점점 재미가 붙고 그만큼 목표가 생겨서 세계 대회 우승까지 도전하게 됐어요.

Q, 부자가 생각하는 서머너즈 워는 어떤 게임인가요?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SECONDBABY : 게임 자체가 가진 ‘재미’입니다. 다양한 몬스터를 활용한 덱 구성과 전략 싸움이 ‘서머너즈 워’의 핵심인데, 이 게임성을 원동력으로 아빠와 오랫동안 ‘서머너즈 워’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서머너즈 워에서 선호하는 몬스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FOURBABY : 저희 둘 다 물 웅묘무사를 선호합니다. 다양하게 조합해 쓸 수 있어 활용도가 좋습니다.

Q, 서머너즈 워 덱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SECONDBABY : 몬스터 조합과 각 몬스터에 어떤 룬을 적용하느냐가 덱 구성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SWC에 꾸준히 참가하는 이유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SECONDBABY : SWC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운만큼, 달성할 때까지 끝까지 도전할 예정입니다.

Q, 실제로 누가 더 실력이 뛰어난가요? 선수로서 서로의 실력과 스타일을 평가한다면?
FOURBABY : 아들(SECONDBABY) 실력이 뛰어나죠. 비록 제가 먼저 서머너즈 워로 인도했지만, 이후 꾸준히 일취월장해 지금은 한국 대표로 세계 선수들과 어깨를 겨룰 만큼 무서운 실력자가 됐습니다.

SECONDBABY : 아빠는 체력 좋은 몬스터로 버티는 덱 스타일입니다. 저는 공격 속도 높은 몬스터로 먼저 선턴을 잡는 덱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Q, 가족이 함께 같은 게임을 즐길 때 생기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요?
FOURBABY : 같은 게임을 가족이 함께 즐기다 보니 대부분의 대화 주제가 게임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을 함께 느끼면서 서로 이야기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Q, 예선 승자조 1위로 SWC2021 아시아퍼시픽컵에 진출 소감 및 각오 부탁드립니다.
▶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꼭 우승해서 부모님께 효도해드리고 싶어요.

Q, 지난 한국 지역 예선에서 어떤 경기가 제일 기억에 남았으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 예선에서 JACK- 선수와의 마지막 결승 경기입니다. 당시 2:2의 풀세트까지 갔는데 마지막 5세트에서 제 몬스터 불 속성 오컬트가 간신히 살아남아 캐리하는 모습이 제 기억 속에 제일 남습니다.

Q, 아빠(FOURBABY)가 예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는데, 우승에 자신이 있는지?
▶ 자신 있습니다. 만약 우승이 아니더라도 아빠 몫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좋은 성과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Q, 결과적으로 대회 성적 상 아버지를 이기게 됐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 얼떨떨했습니다. 1위가 된 것 만으로도 굉장히 기뻤습니다.

Q, 아시아퍼시픽컵 출전 선수 중 경계되는 상대는 누구이며 이유가 궁금합니다.
▶ 아시아퍼시픽 지역 B조 1위로 올라온 'DILIGENT' 선수를 경계 대상으로 꼽고 싶습니다. 빛과 어둠 속성의 몬스터를 잘 사용하면서도 기본기가 아주 탄탄한 선수입니다. 빛 어둠 속성 몬스터의 경우에 저와 겹치는 게 많아서, 아마도 대결하게 된다면 DILIGENT 선수가 몬스터 밴픽에서 조금 더 유리한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지난해 예선 8강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승자조 1위로 진출하게 됐습니다. 비결은?
▶ SWC에 첫 출전했던 작년에는 실수도 많았고 아쉽게도 밴픽에서도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던 면이 있었는데요, 올해는 최대한 신중하게 실수없이 경기를 이끌어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상대에 따라 치밀하게 전략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속도 싸움으로 선턴을 가져가고 끝까지 버티는 전략을 썼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Q, 대회 성적이 1년만에 일취월장 했는데, 빠른 실력 성장의 비결이 무엇인지?
▶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플레이하고, 이를 통해 경험과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만큼 빨리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Q, 아시아퍼시픽컵과 향후 월드 파이널 등을 위해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있나요?
▶ 지금은 상대 선수의 전력을 분석하고, 제가 보유한 여러가지 몬스터들을 사용해 만들 수 있는 또다른 새로운 조합을 찾고 있습니다.

Q, 아시아퍼시픽컵에서 일본 전통 강호 MATSU와 맞붙게 되었는데, 어떻게 준비 중이신가요?
▶ MATSU는 대회에서 임기응변에 뛰어난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약점을 찾고 그 부분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Q, 평소 아버님과 게임 관련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시나요?
▶ 평소에도 아빠와 함께 ‘서머너즈 워’의 메타나 몬스터 등에 대한 얘기를 자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게임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대화한 시간들을 통해 선수로서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부자가 함께 대회에 출전을 주변에 알렸나요?
▶ 사실, 제가 대회에 선수로 나가는 건 아직 친구들은 몰라요. 아마도 놀라지 않을까요?

Q, ‘서머너즈 워’를 함께 즐기기 전에도 ‘친구같은’ 부자 사이였는지?
▶ 서머너즈 워를 함께 즐기기 전까지는 이 정도로 까진 아니었던 것 같아요.ㅎㅎㅎ(웃음) 하지만 게임을 같이 플레이 하면서 서로가 재미있는 걸 함께 공유하고 그 만큼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면서, 지금은 전 보다 더욱 친근한,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같은’ 사이가 됐습니다.

Q, 아버지를 따라서 대회 출전을 결심하신 걸로 아는데...
▶ ‘서머너즈 워’를 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그만큼 성장해 보자는 식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빠가 첫 출전했던 2019년도 한국 지역 예선전 당시에 현장에 직접 응원을 가기도 했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SWC 우승을 목표로 하게 되고 그 다음해인 ‘SWC2020’ 부터는 저도 꾸준히 선수로 출전해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아들인 SECONDBABY가 한국 조 1위로 아시아퍼시픽컵에 나섭니다. 소감은?.
▶ 아들이 한국 대표로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하다니, 자랑스럽습니다.

Q, 혹시 동반 출전이 좌절된 데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실까요?
▶ 카운터 파트너가 되어 연습을 도와 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조합 등으로 같이 게임을 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Q, 아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공약을 내건다면?
▶ 우승할거라 믿고 있고요, 동기부여를 위해 공약은 우승 시 아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겠습니다!

Q, '서머너즈 워'를 통해 부자사이가 더 깊어지는 등 가족 교류에 도움이 되었는지?
▶ 네 맞습니다. 같이 게임을 하면서 부자 사이가 더 깊어지고 공감대도 맞아 평소에도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Q, 아내의 반응은 어떤 지 궁금합니다.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 처음에는 보통의 다른 가정처럼 아내가 게임하는 것을 반대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게임을 통해 10대 아들과 서로 어울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오히려 아내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제 대회 선수명인 ‘FOURBABY’(아기가4명)도 저희 아내가 지어주었거든요. 아들의 경기도 함께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Q, 다른 자녀에게도 서머너즈 워를 권하셨는지?
▶ 네, 셋째 아들은 아직은 어린데, 나중에 좀 더 자라면 같이 해볼 계획입니다.

Q, 기성 세대가 된 지금, 게임을 좋아하는 10대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시는 지도 궁금합니다.
▶ 제가 어릴 적에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했어요. 지금 10대들을 보면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정말 즐겁게 플레이하고, e스포츠 경기도 재미있게 봤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게임은 여전히 전 세대가 모두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인 것 같아요.

Q, FOURBABY와 같은 상황을 꿈꾸는 아버지들에게 한마디.
▶ 아들과 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인 것 같습니다. 모든 아버지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