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날아든 초대장. 넥슨이 국내외 모바일게임을 논하는 '모바일데이' 행사다.

신작 출시 혹은 제작 발표회, 향후 사업 전략 발표회 등 기존 게임사에서 다루었던 간담회와는 다른 성격의 행사다. 특정 게임사가 모바일게임 시장을 논하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구미가 땡겼다. 게다가 매월 진행한다고 하니 의외였다.

6월 첫 행사. 넥슨 본사에서 진행된 '모바일데이'는 실망스러웠다. 첫 행사는 넥슨의 모바일RPG와 관련됐고 말미에는 6월 출시 예정인 신작 소개에 상당시간이 할애됐다.

신작 출시 및 제작 발표회와 큰 차이가 없었다. 7월 개최된 행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변화가 생겼다.  '광개토태왕' 신작과 관련된 전략이 공개됐다. 모바일 e스포츠(M스포츠) 계획을 발표한 것.

M스포츠에 도전장을 던진 이유가 상당했다.

당시 넥슨 e스포츠팀의 황영민 팀장은 "안드로이드 상위 30위 모바일 게임의 평균 서비스 기간은 12개월이며, 20개월 이상 서비스를 유지하는 게임도 16%에 달한다"며  "이들 중 PvP 콘텐츠를 보유한 게임이 약 73%로, 모바일게임 생명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이 과거와 달리 e스포츠를 위한 조건을 갖추었기에 향후 M스포츠는 엄지족의 충성도를 높이고 생명력을 연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8월20일, 3회째를 맞이한 모바일데이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자료가 공개됐다. 아시아 시장의 규모와 지역별 특성을 상세히 소개했다. 물론 해당 자료는 이전 행사때와 마찬가지로 곧 출시 예정인 '도미네이션즈'를 위한 리허설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아깝지 않았다. 게임의 본질 즉 '재미'로만 흥행반열에 오르기 힘든 상황에서 왜 넥슨이 도미네이션즈를 택했는지를 설명하고도 남을 만큼의 자료였다.

어찌보면 넥슨 모바일데이는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는 알리는 창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행사의 연속성과 공개되는 자료는 왠만한 신작 발표회 못지 않은 파괴력을 가질 것을 보여진다.

또한 모바일데이에서 공개된 '도미네이션즈'의 흥행은 향후 모바일데이가 기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엄지족으로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8월27일 출시된 '도미네이션즈'는 9월7일자 구글 플레이 매출 8위까지 올랐다.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게임 중 '피파온라인3M' 이후 최고 성적이다. 모바일게임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넥슨의 물꼬를 튼 작품인 것.

'도미네이션즈'를 대대적으로 알린 행사, 모바일데이다. 넥슨이 매월 출시 예정작을 위해 마련했지만 흥행작이 향후 더해질 경우 모바일데이는 산업계의 정보 제공과 신작을 알리는 창구를 뛰어 넘을 수 있다.

엄지족까지도 '기다려 지는 행사'로 진화할 공산이 크다. 과거 블리자드가 단독으로 주최해 '블빠'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지지를 받았던 '블리즈컨'처럼 설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번 개최되는 모바일데이, 지금은 크지 않고 요란하지도 않다. 하지만 정보의 깊이는 더해지고 또 소개되는 게임중 흥행작이 하나둘 배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회를 더할수록 행사 참여자가 늘고 나아가 엄지족들의 기다림과 설렘이 커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호흡이 짧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모바일데이는 꾸준함이 유지되고 흥행작이 쌓여갈수록 가장 빛을 발하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