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게임판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펼쳐졌다. 신작 모바일게임 ‘갓 오브 하이스쿨’와 관련한 메이저게임사 NHN엔터테인먼트와 중견기업 와이디온라인의 마케팅 대결이다.

양사는 인기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에 기반한 같은 이름의 모바일게임 ‘갓오브하이스쿨 with 네이버웹툰’(NHN엔터)과 ‘갓오브하이스쿨’(와이디온라인) 출시를 위한 사전 행보에 나섰다. 장르와 외형이 서로 달랐지만 ‘동일한 게임명’을 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당시 관련기사도 적지 않았다.

단순하게 기업 규모로 정의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는 보이지 않는 미묘함이 깃들여져 있었다. 사실 다른 장르라고 해도 같은 이름의 두 개의 게임은 경쟁구도를 피할 수 없는 만큼 관심도와 이용자 선점을 위한 전략이 불가피했다.

와이디온라인은 순조로웠다. 지난해 2014년 8월 제작 사실을 공개하고, 2015년 3월 상반기 출시 공표했다. 3월27일 비공개 테스터 모집에 들어갔고 4월2일~4월4일 비공개 테스트 진행했다.

5월 정식 출시를 위한 무난했던 과정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NHN엔터테인먼트가 동명 타이틀 ‘갓오브하이스쿨with 네이버웹툰’ 출시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와이디온라인의 순차적인 준비 과정과는 달랐다. 4월30일 공식카페를 오픈하고 5월15일부터 프리미엄 테스트에 나선다고 공지했다. 프리미엄 테스터 모집과 사전등록 시작을 알리는 대외적인 발표는 5월 6일에 있었다. 당시 자료에는 카페에서의 공지와 달리 테스트 일정이 언급되지 않았다.

NHN엔터의 발표 테스터 모집 발표 다음날인 5월7일 와이디온라인은 정식 출시를 위한 사전등록에 나섰다. 그리고 5월15일로 예정됐던 ‘갓오브하이스쿨’ 미디어 간담회를 19일로 연기했다.

와이디온라인의 미디어간담회와 NHN엔터의 ‘프리미엄 테스트’가 사실상 겹쳐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와이디온라인이 미디어 간담회 일정을 옮기면서 두 개 타이틀의 행보는 시차를 두는 듯 했다.

하지만 NHN엔터는 5월13일 공식 카페를 통해 프리미엄 테스트 일정을 사전등록자가 50만명을 넘어서 서버 증설을 위해 다음 주로 연기한다고 알렸다. 당초 카페 공지를 통해 알린 일정을 연기한 것.

일정을 변경한 NHN엔터의 프리미엄 테스트는 결국 와이디온라인의 정식 출시 일정과 맞물렸다.

그리고 5월19일 와이디온라인은 미디어 간담회에서 ‘갓 오브 하이스쿨’을 5월21일 정식 출시한다고 공표했다. 와이디온라인의 출시일 발표가 있은 오후 NHN엔터테인먼트는 기다렸다는 듯 카페 공지를 통해 프리미엄 테스트를 5월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NHN엔터의 미뤄진 프리미엄 테스트가 결국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 정식출시와 맞물리게 됐다. 우연으로만 치부하기에는 NHN엔터의 테스트 연기된 일정은 지나치게 절묘했다. 그리고 ‘신의 한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동일한 이름을 가진 두 모바일게임의 이슈는 분산될 경우 선제 공격에 나선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에게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5월20일 NHN엔터는 ‘갓 오브 하이스쿨with 네이버웹툰’ 테스트를 시작했고 다음 날인 21일 와이디온라인은 ‘갓 오브 하이스쿨’을 출시했다.

NHN엔터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당초 예정된 5월24일 테스트를 종료했지만 서버를 그대로 열어 두었다. 다음 날(5월25일)이 석가탄신일로 공휴일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납득이 간다. 하지만 ‘갓오브하이스쿨with 네이버웹툰’ 서버는 26일과 27일 오후 4시까지 그대로 열려 있었다. 모바일게임 신작의 이용자 몰이 고비가 출시 직후 맞이하는 첫 주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와이디온라인의 신작 '갓 오브 하이스쿨'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결과는 무의미했다.

신의 한수에 가까웠던 NHN엔터의 테스트는 잦은 튕김과 버그 등으로 얼룩졌다. 이에 반해 와이디온라인의 정식 서비스는 순항을 거듭했고 입소문으로 타면서 모바일게임 흥행 척도로 불리는 구글 플레이 매출 톱10 입성에도 성공했다. 지금까지 와이디온라인게임이 출시한 작품 중 최고의 성과를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

 5월, NHN엔터의 ‘갓 오브 하이스쿨with 네이버웹툰’ 테스트를 둔 행보는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 이슈 ‘분산’이 아니라 ‘확대’를 부추긴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