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입성-크로스마케팅 이어 '대규모 자본' 뒷받침 성공요소 부각

쩐의 전쟁…모바일게임, 기회인가? 무덤인가?

자본력 없는 스타트업 성공신화 이제 ‘옛말’


속절없다. 불과 2년 전,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며 너나없이 뛰어든 모바일게임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신생개발사(스타트업)의 요즘 처지다.

지난 2012년 7월 출시된 ‘애니팡’으로 촉발된 모바일게임 신드롬은 다함께 차차차, 쿠키런, 윈드러너, 아이러브커피 등으로 이어졌다. 모바일게임은 새로운 먹거리이자 기회의 땅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게임러쉬’가 이뤄졌다.

많은 사람과 자본이 모바일게임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간판 온라인게임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신생기업들은 기아급수적으로 늘었다.

이후 신작은 봇물을 이뤘다.

그 규모는 국민게임 산실인 ‘카카오’마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최근에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과포화’ 상황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늘어난 개발사 그리고 온라인게임과 비교할 때 개발 인력과 비용은 물론 제작 기간마저 짧으니 신작 러쉬는 당연했다.

하지만 신생개발사의 입지는 좁아지기 시작했다.

‘쩐의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파악조차 힘든 신생기업, 과포화 시장 그리고 벤처 신화를 목격한 국내외 메이저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력과 개발력을 앞세워 합류했다.

여기에 신생기업의 구세주로 여겨지던 ‘카카오 입점’도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많은 엄지족을 보유한 흥행작과 연계한 신작 론칭 이벤트 ‘크로스마케팅’도 이를 보유한 기업들이 신작을 쏟아내면서 여의치 않게 됐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에서도 ‘대규모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론칭에 앞서 게임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는 물론 하드코어 게임의 경우에는 유저 반응도와 안전성을 사전에 점검하는 ‘테스트’까지 이뤄지고 있다.

흥행과 다운로드는 고사하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 ‘쩐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또 요즘 모바일게임은 개발에서부터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자본력에 한계가 있는 중소 혹은 신생개발사는 신작을 선보이는 시점이 아니라 개발단계에서부터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기발함과 참신한 기획은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이 또한 우수 인력 영입이 수반되기에 스타트업에게 녹록치 않은 일이다.

쩐의 전쟁 시대, 불과 1년 전 벤처 신화를 이끈 모바일게임은 누구나 손쉽게 들어가 금을 깰 수 있는 기회의 땅이 아니다.

카카오 입점을 흥행의 지름길로 여기고 있는, 자본력이 없는 기업에게 기회의 땅이 아니라 무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