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게임사 '그라비티'. 이곳의 주인이었던 김정률회장. 대한민국 게임벤처 신화의 주역인 그가 또 다시 게임업체에 손을 뻗었다.

이번엔 주식투자다. 10월22일 바른손이앤에이는 김정률회장과 그의 아내 권순자씨가 각각 3.33%와 2.23%를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0월15일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바른손이앤에이의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단순 취득이라고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회장의 이력을 볼때 경영 참가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그의 이력때문이다. 김정률 회장은 지난 2000년 초반 온라인RPG '라그나로크'로 한국은 물론 일본, 태국 등 동남아 게임시장을 호령한 그라비티 대표였다.  2005년에는 그는 그라비티를 대한민국 게임업체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2005년 김회장은 소프트뱅크 회장이던 손정의에게 이를 4000억원에 매각하며 게임벤처 거부 반열에 올랐다.

게임계를 떠났던 그는 1년만에 컴백했다. 2006년 싸이칸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컴백했다. 캐주얼게임 '페이퍼맨', MMORPG '시리우스 온라인' 등을 선보였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잊혀졌다.

화려한 귀환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이후 에도 김회장은 게임계 복귀를 꾀했다. 모바일게임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몇몇 1세대 게임개발자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면서 게임계 왕회장의 존재는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14년 10월, 김회장은 올 4분기 주목받고 있는 중고신인 모바일게임사 바른손이앤에이 지분 5%를 넘게 확보했다.

김정률 회장의 행보는 낯설지 않다. 온라인게임 1세대로 벤처 신화 주역 상당수가 게임계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을 걸치고 있기때문이다.

과거 웹젠 이수영 대표는 '이젠'을 설립했었고, 네오플 허민 전 네오플대표는 '최강의 군단' 개발사 에이스톰에 투자했다. 그리고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제2의 벤처신화까지 쏘아 올렸다.

이미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의 부를 갖춘 인물들이 생리와 구조가 전혀 다른 산업군에 적응하기 쉽지 않기에 그동안 자신이 가장 잘해왔던 분야로의 복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은 대표적 흥행산업으로 성공 신화를 쏘아올린 대다수 인물들은 지분 매각 후 일정 기간이 흐른 후 컴백했다"며 "이전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게임흥행의 맛을 경험했고 또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신화 주역들은 좀처럼 업계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