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중국 게임시장에도 발을 내딛는다. 단순 플랫폼 사업자에서 퍼블리싱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나름 차별화를 꾀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

2월10일 다음카카오(대표 최세훈·이석우)는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현지 법인 ‘다음카카오차이나’를 통해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차이나 현지 직원과 다음카카오 중국게임사업 TF 직원들로 구성된 50여명 규모의 퍼블리싱 전담 조직을 1분기 내에 신설한다. 올해 상반기 내에 첫 번째 퍼블리싱 게임을 중국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주요 목표는 국내 게임의 중국을 돕기 위함으로 현지에서 ‘애플 앱스토어’와 ‘360’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위 8개 모바일 마켓 공략이다. 중국 현지 기업과 국내 게임개발사와의 커뮤니케이션과 제휴, 마케팅 등 직접 지원한다.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한 ‘현지화’ 전략도 선보인다. 주요 마켓에 동시 게임 출시가 가능한 중국형 통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개발·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중국과 한국으로 퍼블리싱 조직을 이원화해 국내 개발사가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음카카오는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국내 개발사의 각 마켓별 개발 시간과 비용, 현지 기업과의 문화적 차이와 언어장벽을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한국 중소게임사들이 중국 진출 진입 장벽을 낮춰 보겠다는 것이다.

이승원 다음카카오 중국게임사업 총괄은 “전문 인력을 통한 빠른 현지화로 경쟁력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중국 진출 시 겪는 시간과 노력들을 최소화하고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으로 보여진다. 다음카카오 최고의 무기인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가 없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는 후발주자로 사업 영역이 '대행'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다음카카오의 퍼블리싱 사업은 국내 게임을 사들여 중국 퍼블리셔와 협력하는 방식이 아니다. 제한적 퍼블리싱 사업이다. 엄밀히 말해 중국 퍼블리셔와 국내 개발사와 연결해 마케팅과 현지화 개발툴을 지원하는 ‘대행사업'이다.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한 중국형 통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2014년 3월31일 오픈마켓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코리아’의 한국게임사 해외 진출 지원 발표와 다를 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당시 구글코리아는 글로벌 지원 정책에 대해 전 세계 190여국 329개의 이동통신사, 60여 개 파트너사들과 함께하고 있어 한국 게임사들이 구글 플레이를 통해 수월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 번역 기능을 통한 130개국 동시 출시, 카드 결제 이외에 이동통신사를 통한 결제 지원, 부분유료화(인앱) 결제 지원 등을 제시했다.

구글의 한국 개발사의 글로벌 진출 지원 발표회를 가진지 10개월이 넘었다. 구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흥행’을 거둔 가시적 작품이 등장하지 않았다.

또한 모바일게임이 하드코어로 넘어가면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지역에서의 흥행 요소로 단순 현지화가 아닌 ‘문화화’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다음카카오 중국 퍼블리싱 사업의 걸림돌로 여겨진다.

2012년 이후 중국으로 넘어간 한국 모바일게임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2014년 12월 뮤IP에 기반한 ‘전민기적’의 대흥행을 거뒀다. 인기요인은 현지 이용자의 습성과 패턴을 잘 이해하는 중국 개발사가 직접 개발했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 게임사는 중국에 개발력이 우수한 기업에 기존 IP를 의뢰하고 있다.

기존 IP가 아닌 '신작'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일부 개발사는 초기 제작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현지 버전은 따로 개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텐센트를 비롯해 유력 중국 게임사가 한국에 지사와 연락사무소를 차리고 한국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그동안 단순 플랫폼 사업자로 퍼블리싱의 사업 경험도 전무한 상태에서 한국에서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인 ‘for kakao'를 배제한 채,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퍼블리싱 사업을 천명했다. 그것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강소 모바일게임 퍼블리셔가 즐비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지원하겠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사용하고 자본력과 신뢰도를 갖춘 다음카카오의 도전은 언어적 장벽으로 중국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형게임사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