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난공불락으로 꼽히는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에 톱10에 마침내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with NAVER' 꼬리표를 단 '레이븐' 정상에 등극한 것. 3월17일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에서 '레이븐 'with NAVER'가 1위에 올랐다. 놀라움 그 자체다.

지난 2014년 하반기 톱10 내 순위는 '그들만의 리그'가 지속됐다. 하반기 잇단 기대작 출시에도 이같은 현상은 지속, 적지않은 고착화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출시돼 톱10에 입성해 이를 3개월 이상 유지한 작품은 네시삼십삼분의 '영웅for kakao'가 유일하다.

'레이븐 with NAVER'는 판세를 뒤엎는 대변화다. 이뿐 아니다. 이전 한국 흥행 모바일RPG와 달리 'for kakao'를 달지도 않았다.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흥행 기본 조건으로 꼽히는 '모바일 플랫폼'없이 넘버1에 등극하며 한국게임도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하지 않고 정상에 설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했다.

또 수 개월째 맹위를 떨치며 한국 시장을 점령했던 '클래시 오브 클랜'마저 밀어냈다.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에서도 외산게임에 내주었던 안방을 되찾은 것. 여기에 출시 5일만에 구글플레이 정상에 등극했다. 201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빛나는 '블레이드for kakao'이후 최고의 약진이다. '레이븐' 초반 성과는 한국 IT계 '엄친아'들의 유쾌한 반란이 아닐 수 없다.

마케팅, 돋보였다
'레이븐 'with NAVER'는 넷마블과 네이버가 제휴한 작품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신작 대다수를 흥행반열에 올리고 못해도 기본이라는 넷마블게임과 모바일게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네이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탄생한 첫 모바일RPG다. 한국에서 누구도 넘볼수 없는 절대 아성을 쌓은 인터넷포털과 모바일게임 '넘버1'들의 새로운 도전에는 이름값에 걸맞는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가 뒷받침 됐다. 한국 최고의 마케팅 수단으로 꼽히는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광고는 물론 공중파 CF 까지 수반됐다.

화려한 성과만큼 돋보인 마케팅, 불안해 보인다. '장기흥행'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의 장기 흥행 여부는 초반 이용자 몰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이븐은 확실하게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게임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물량공세와 그리고 경이적인 성과. 과거 온라인게임의 흔히 보여졌던  낯 익은 풍경이다.

신작 공개서비스(오픈베타)를 위한 대규모 물량공세 그리고 초반 돌풍. 그리고 마케팅 중심에 섰던 한국 최고의 인터넷 포털 네이버. 당시 게임사의 자금 여력 유무를 떠나 초반 이용자 확보와 바람몰이를 위해 네이버를 최우선 순위로 놓았다. 초반 성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효과는 길지 않았다. 마케팅의 연속성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 게임이 깜짝흥행과 돌풍에 그쳤다. 장기흥행에서 멀어진 것.

엄친아들의 유쾌한 반란 연속성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 또 있다. 블럭버스터급 신작들의 행렬이다. 상반기를 겨냥한 핀콘과 네시삼십삼분, 넥슨, 웹젠 등이 '엔젤스톤''마피아''슈퍼 판타지 워''뮤 오리진' 등을 준비중이다. 특히 핀콘과 네시삼십삼분은 '헬로히어로'와 '블레이드''영웅' 등으로 모바일RPG 명가로 꼽히고 있는 개발사다. 핀콘의 후속작 '엔젤스톤'은 하드코어 모바일RPG로 온라인게임 수준의 역대 최강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동영상 공개만으로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예의주시하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레이븐 with naver'의 막대한 물량공세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이상, 최신작 그것도 역대 최강급으로 꼽히는 작품들과의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엄지족의 충성도가 온라인게임만큼 깊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침이 심한 모바일게임 이용자를 잡아둘 만한 확실한 장치가 없는 한 '레이븐with NAVER' 장기흥행을 누가 확언할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