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상반기까지만해도 '모바일게임'은 '변두리 산업에 불과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망과 개발력을 갖춘 온라인게임 종주국이자 강국에서 애송이에 불과했던 모바일게임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과거 온라인게임이 처음 생겼을 때 일본과 미국의 콘솔게임업체들이 눈치를 보듯 국내 메이저게임사는 예의주시했다.

2년이 흘렀다. 2012년 7월 애니팡으로 촉발된 돌풍은 2013년 대한민국 게임판을 바꿨다. 특히 국민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가 만든 모바일게임플랫폼과 맞물리면서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확돼됐다.

► 신드롬,  벤처신화와 빅딜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겼났고 모바일 신작은 기아급수적으로 늘었다.

온라인게임은 2013년 1월 아키에이지, 열혈강호2, 에오스 등으로 명백을 유지했지만 이후 대작 기근현상을 면치못했다. 2014년에도 '이카루스'가 출시됐지만 예전 만큼의 폭발적 반응을 잇지 못했다.

모바일게임의 반향은 주요 게임사의 개발 방향도 바꿔놓았다. 온라인게임을 대신해 모바일게임개발에 열을 올리게 한 것. 또한 우수 개발력을 갖춘 기업들의 인수합병도 속속 이어졌다.

시장 확대를 넘어 한국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바꿔놓으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주객을 전도시켰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14년 상반기 한국 게임산업의 중심이 된 모바일게임은 새로운 강자를 만들어냈다.

'애니팡'시리즈를 만든 '선데이토즈'와 '쿠키런' 개발사 '데브시스터즈', '블레이드' 제작한 네시삼십삼분 같은 신흥강자가 탄생한 것.

대내외적인 '빅딜'도 이어졌다.

2014년 3월 넷마블은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모바일게임 신드롬의 시발점 '선데이토즈'는 스마일게임트와 1200억원대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또한 10년 넘게 모바일게임에 전념해온 컴투스와 게임빌을 기존 온라인게임사를 위협했다.

 ► 괴력,  게임판 뒤엎고 주식시장 '강타' 

2014년 하반기 모바일게임은 마침내 대한민국 게임판 서열을 바꿨다. 지지부진했던 중견게임사의 부활을 주도하며 게임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7월부터 상승랠리를 이어온  '컴투스'와 '게임빌'는 8월 강세를 이어가며 기업가치가 각각 1조원과 7000억원을 돌파했다.

8월 6일에는 1조2406억와 7420억을 기록했다. 이는 엔씨소프트(3조4209억)와 NHN엔터테인먼트(1조797억) 등 코스피 상장된 게임주를 포함해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게임주 전체 서열 2위와 4위다.

지금까지 대장주로 꼽히던 네오위즈게임즈, 위메이드는 물론 NHN엔터마저 제치며 모바일게임 전성시대를 연 것이다.

이뿐 아니다. 드래곤플라이-와이디온라인-한빛소프트-웹젠 등 그동안 바닥쳤던 중견게임사도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소식에 상승반전을 꾀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부진을 떨어버리며 재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특히 2000년 중반 각광받았던 드래곤플라이와 와이디온라인 등은 8월 들어 연일 년중 최고치 갱신을 이어가고 있다.(관련기사 http://www.gameand.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2)

한국 게임판 갈아엎은 모바일게임이 주식시장마저 강타하며 '황금시대' 개막을 알린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적지 않다.

► 우려는 없는가?  고속성장 '독이 될수도'  

모바일게임의 미친존재감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성장'이 빨랐던 만큼 향후 시장 포화로 인한 기업들의 ' 둔화와 정체 및 하락' 역시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바일게임 시장 정체와 카카오 게임하기 등 플랫폼 영향력이 초기만큼 되지 않고 있다. 2012년 9월 부터 2013년 6월까지 1000만 다운로드의 국민게임은 2014년 단 한편도 배출되지 않고 있다. 또한 자금력을 갖춘 게임기업가 벤처캐피탈 등의 모바일게임 투자도 주춤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게임의 생명력이 온라인게임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짧다는 것은 이미 업계의 정설이다. 특히 윈드러너와 애니팡, 쿠키런, 아이러브커피 등 초반 대박 행진을 펼친 흥행 대작 마저 속편이 1년을 전후해 나왔다.

흥행 효과가 온라인게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황금주로 떠오른 모바일게임기업이 그 명성과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적어도 1년에 2~3편 흥행작을 배출하거나 신시장의 성공적 개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작이 넘쳐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잇단 흥행작 배출은 선데이토즈를 제외하고 없다. 이제 막 문을 연 모바일게임의 황금시대는 어쩌면 정점일 수 있다.

온라인게임이 10년 넘는 시간에 만들어 낸 것을 단 2년만에 이뤄낸 모바일게임의 성장이 향후 더디고 일부는 빨리 시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컴투스와 게임빌은 실적, 해외진출, 플랫폼 마련 등 모바일게임 성장에 필요한 기반을 모두 갖춘 상태로 앞으로 동력이 '양질의 라인업 확보'와 '콘텐츠의 흥행'에 달려 있다.

엔씨소프트, NHN엔터, 위메이드 등처럼 콘텐츠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 없이는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