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전부는 아니지만 게임에서도 통하는 이야기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대면함에 있어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은 그래픽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캐릭터와 배경, 전투 장면 등이 게임 평가의 첫 기준인 것.

게임사에서 개발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가 어떤 게임엔진을 사용할 것인가다. 게임엔진은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게임개발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대표적인 게임엔진은 '유니티'와 '언리얼'이다. '언리얼엔진'은 유명 PC 패키지, 온라인, 콘솔 게임 등에 사용되며 게임엔진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에서는 블럭버스터 혹은 대작으로 꼽히는 상당수 온라인게임이 이에 기반해 제작됐다.

모바일게임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유니티도 급부상했다. 가성비가 탁월하고 접근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리얼이 반격했고 모바일게임에서도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언리얼4에 기반해 제작된 '리니지2레볼루션'의 한국 대흥행으로 블럭버스터 모바일게임의 최적화된 엔진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3월24일 '언리얼'을 개발한 게임엔진의 에픽게임즈 의 한국법인 에픽게임즈 코리아(대표 박성철)가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에서 2017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실적과 올해 로드맵에 대해 발표했다.

► 2016년 성과는? 매출 11조원, 역대 최고
이 자리에서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박성철 대표는 언리얼 엔진의 실적에 관해 설명하면서 “2016년 언리얼 엔진이 역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에픽게임즈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해 상용화된 게임들의 매출은 11조원을 넘어섰다. 에픽게임즈 역시 전년 대비 엔진 매출이 2배 상승해 역사상 최고를 달성한 것.

언리얼 엔진 게임의 활약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2016년 스팀 플랫폼 매출 전체 상위 25개 게임의 개발 엔진 중 상업적 라이선스를 지원하는 게임엔진은 언리얼 엔진뿐이었다.

► 한국서 대약진, 모바일서도 두각
국내 시장에서의 언리얼 엔진의 약진 역시 두드러졌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한국 개발자의 DAU(Daily Active Users)는 2배 상승했다. 전 세계 10위,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다. 한국 개발자들의 언리얼 엔진 평균사용시간도 2배 올랐다.

 박 대표는 모바일게임 부분에서 언리얼 엔진이 놀라운 도약을 했다고 이어갔다.

2016년말 출시돼 전 세계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리니지 2 레볼루션'의 등장으로 인해 모바일 게임 업계의 트렌드가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AAA급 게임’으로 변화했다고 전했다.

현재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중인 작품도 공개했다.

'세븐나이츠 MMO(가제), '블레이드 2', '아키에이지 모바일', '이카루스 M', '파이널 판타지 11 모바일' 등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거나 개발 중인 대형 게임들이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고 있다.

► 韓 대약진, 왜… 철저한 현지화
언리얼 엔진이 모바일에서도 강자로 부각한데는 국내 개발사들의 을 위한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때문이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설립 초기부터 한글화와 기술 지원 강화를 통해 현지화에 나섰으며, 국내 개발사들의 요청을 엔진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다. 여기에 한국지사에 대한 본사의 두터운 신임과 한국 모바일 게임의 약진으로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최근 언리얼 엔진 모바일 부분 전체 총괄을 맡게 되면서 다시 한번 지사의 위력을 과시했다.

► 차기 먹거리 VR(증강현실)에서도 언리얼 대세론
VR 분야에서도 ‘언리얼 엔진 대세’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현존하는 최고의 VR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로보 리콜'의 정식 출시에 맞춰 VR 게임으로는 최초로 ‘모드’를 지원하는 '로보 리콜'을 위해 게임에 적용된 모든 기술을 언리얼 엔진 4에 담았다.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된 국내 게임들 역시 많이 선보이고 있다. GDC 2017에서 깜짝 발표된 '블레이드&소울 테이블 아레나'를 비롯해, 최근 타엔진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전환한 '화이트데이: 스완송', 잠실 롯데월드 내에 오픈한 ‘VR 판타지아’에서 즐길 수 있는 '서바이벌 모탈블리츠'와 '인피니티 파이어'가 언리얼에 기초했다.

이외에도 '프로젝트 M' '헬게이트 런던 VR' '발키리 블레이드', 'VR 배틀 아레나 등도 게임들 역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개발중이다.

► PC 온라인·콘솔, 독보적 존재감 … 뮤레전드, 로스트아크 등
언리얼 엔진은 PC 온라인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3월23일 정식서비스에 나선 '뮤 레전드'가 언리얼을 사용했고 로스트아크, 프로젝트 W, 프로젝트 D, X4 등도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는 대작도 언리얼에 기초해 제작중이다.

콘솔 게임 역시 언리얼 엔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로 특히 닌텐도 스위치를 지원, 현재 스위치 게임 개발이 가능한 유일한 상용 엔진이 언리얼 엔진이다.

► 영화 드라마 등 엔터프라이즈도 넘본다 
게임뿐만 아니라 비게임 분야(엔터프라이즈)에서도 언리얼 엔진 사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DC 2017에서 발표됐던 '스타워즈 로그원'과  '휴먼 레이스'에 언리얼 엔진의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이 적용됐다.  국내 가상현실 콘텐츠 및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올림플래닛’은 언리얼 엔진으로 VR 주택정보 솔루션 '아크원(ARCONE)'을 개발했다.

박 대표는 현재 국내 대표 자동차 브랜드와 작업 중에 있다고 밝히며, 2017년에는 엔터프라이즈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더 넓고, 더 많은 이용자 노린다…엔진 교육과 현지화
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이 사용되면서 더욱 많은 개발자들이 언리얼 엔진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엔진 교육과 현지화에 대한 계획도 발표됐다.

4월 22일에 개최되는 '언리얼 서밋 2017'에서는 모바일과 VR, PC 분야 모두를 아우르는 세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몇 해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는 '언리얼 서밋 전국투어' 역시 각 지역에 맞는 차별화된 세션을 준비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에디터는 물론 언리얼 엔진 관련 문서와 블로그, 튜토리얼 자막, 엔진 내 툴팁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한글이 지원되는 등 최고 수준의 현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 자체 개발작 '파라곤' 한국지사와 협업 개발 순항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현재 오픈 베타 서비스가 진행 중인 에픽게임즈의 차세대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파라곤'의 개발 현황 및 국내 서비스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파라곤'은 현재 에픽게임즈 본사의 퀄리티 기준에 맞는 게임으로 다듬는 과정으로 국내 서비스 역시는 에픽게임즈 코리아의 현지화 수준에 맞게 철저히 준비 중에 있다. 특히  ‘광’과 ‘신비’ 등 한국 캐릭터가 이미 2개를 삽입하는 등 본사와 한국지사간 전방위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철 대표는 “사실 언리얼 엔진의 무료화를 선언한 것은 사운을 건 모험이었지만 2년 동안 파트너사들의 매출 증가와 이에 따른 우리의 매출 증가는 에픽게임즈의 ‘상생(相生)’ 정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게임 산업에 언제나 최신의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올 한해 역시 열심히 뛸 에픽게임즈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며, 더불어 '파라곤'을 비롯해 에픽게임즈가 선보일 차세대 게임에도 큰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