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폐쇄형 SNS'로 사실상 커뮤니티
신작, 확산 범위와 속도 경쟁우위 '글쎄'

 카카오 게임하기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밴드게임’ 이 성공할 수 있을까?

4월 10일 캠프모바일은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의 ‘밴드게임’을 정식 론칭한다고 밝혔다. 무기는 ‘적절한 수익’과 ‘심사를 생략한 등록’ ‘그룹별 소셜그래프’ 등이다.

카카오의 높은 수수료(30%)와 까다로운 심사기준 등으로 속앓이를 했던 게임개발사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신예 밴드게임이 절대 강자 카카오게임하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밴드게임이 내세운 혜택이 ‘개발사’에 집중되어 있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카카오라는 공룡을 넘어서기 위해 우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31일 구글이 가진 한국게임개발사와 상생 전략 발표회와 비교해 봤을 때도 수수료 인하와 무심사입점 등 ‘내용’이 보강됐을 뿐 그 근본 취지와 목적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게임개발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일반 유저(엄지족)에게는 하등의 상관이 없는 내용들이다.

게임개발사가 더럽고 치사해도 카카오 입점을 갈망했던 ‘절대적 이유(초반 유저몰이)’를 충족시키에는 밴드게임은 여전히 부족하고 한계을 극복하는 것 역시 쉬어보이지 않는다.

사실 소셜성은 밴드도 카카오에 못지않다. 2012년 8월 출시된 밴드는 최근 글로벌 가입자가 2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가운데 국내 가입자가 1천800만명이다. 개별 밴드 수는 800만 개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다.

▲ 아줌마, 카카오는 알아도 밴드는 ‘글세’?

주변에서 카카오를 하는 아줌마와 아저씨들을 찾아보기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밴드를 하는 아줌마 아저씨를 본 적이 있는지?

아마도 ‘많지 않다’와 어쩌면 ‘없다’라는 대답이 정확할 수 도 있다.

카카오와 밴드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모바일게임플랫폼 밴드의 약점이 아닐까 한다.

이점은 밴드게임의 잠재 고객층이 카카오에 비해 취약하다 것을 의미한다. 즉 애니팡과 다함께 차차차 등 3040을 넘어 5060세대까지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만들어 놓은 게임의 신규 고객층을 밴드게임이 과연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캐주얼게임에서의 폭넓은 연령층 확보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이야기.

▲ 카카오는 ‘이마트’요, 밴드는 ‘코스트코’?
그렇다면 밴드의 주된 연령층으로 꼽히는 1020세대~3040세대를 공략한 게임은 통할 수 있을까?

이 역시 대답은 ‘글쎄’다. 밴드가 ‘폐쇄형’ SNS(소셜네트웍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밴드는 메신저에 기반한 카카오와 달리 ‘특정 목적과 동질성’에 의해 만들어진 일종의 커뮤니티다. 예를 들면 동창, 동호회, 직장인들이 뜻을 같이하고자 만들어진 ‘끼리 문화의 산물’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는 이를 활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문호를 개방했다면 밴드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이 등장했을 때, 이를 알리는 범위와 확산 속도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밴드 통해 소개되는 게임이 카카오처럼 빠른 속도로 넓게 확산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대형 마트와 비교할 때, 카카오가 이마트(E-MART)라며 밴드는 특정 카드 혹은 현금결제만 가능한 코스트코(COSTCO)가 아닐까 한다.

여기에 대한민국에서는 선점효과가 무섭다. 인터넷 혹은 소셜 영역에서 전혀 새롭지 않은 이상, 형만한 아우를 넘어서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처럼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후발주자 혹은 신예의 성공 사례를 점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드게임의 선전을 응원한다. 독점으로 인해 상실되어가고 있는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건전성과 콘텐츠의 다양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