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에 숟가락 얹었을 뿐인데…"

꽤 오래전 영화배우 황정민씨가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한 말이다. 영화 한편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함께 노력한 스텝 및 제작진들에 대한 고마움이자 겸손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5년 3월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레이븐'이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5일만에 하루 수억원의 매출고를 올린다는 구글 플레이 매출순위 정상에 등극했다. 여기에는 'for kakao(카카오 게임하기)'가 아닌 'with NAVER'의 꼬리표가 붙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네이버'가 새로운 모바일게임 마케팅 툴로 급부상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라는 사실상 독점적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약발이 이전만 못하고 높은 수익배분율에 대한 게임사들의 불만이 여전한 상황이다.

네이버가 약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구글 매출 차트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정도의 파괴력을 지녔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레이븐'은 이미 출시 이전부터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됐다. 온라인급 MMORPG를 방불케 하는 스케일로 주목받았고 브랜드 역시 모바일게임 넘버1 넷마블게임즈의 작품으로 남다른 신뢰도를 갖췄다.  믿고 해볼 만한, 엄지족의 '기대와 신뢰'를 모두 충족시킨 모바일RPG였다.

'레이븐' 출시에 있어 변화를 꾀한 것은 오직 하나. 'for kakao'를 대신한 'with NAVER'다.

네이버의 공도 무시못한다. '레이븐'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 인터넷포털 네이버 대문에 이전에 없던 특별 광고섹션을 할애했다. 사전 등록 이벤트 역시 네이버 회원에게 개방했다. 국내 최고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노출시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이는 과거 신작 온라인게임 혹은 웹게임의 네이버 광고 방식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다. 초반 이용자 확보를 위해 네이버를 찾았던 수 작품들의 결과는 엔씨소프트, 넥슨 등의 '일부 대작'을 제외하고 초반 돌풍에 그친 예 적지 않았다.

어쩌면 시장 점유율과 회원수, 일 페이지뷰와 방문자 수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네이버의 힘이 '될 성부른 떡잎' 레이븐과 만나 극적인 효과를 발휘한 것일 수 있다.

네이버는 모바일게임에 이전과 달리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잇단 러브콜을 지속할 뜻도 내비쳤다. 네이버,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with NAVER'가 카카오 게임하기 처럼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세상으로 끄집어 낼 수 있음을. 레이븐이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어 이뤄낸 결과물라는 생각이 착각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