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다음카카오가 ‘카카오 게임샵’을 출시했다. ‘친게임사’ 정책의 일환이다. 더불어 카카오 게임하기의 위기 의식때문으로 보여진다.

지난 2012년 한국에 열린 오픈마켓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인 카카오 게임하기. 애니팡을 비롯해 숱한 흥행작을 내놓으며 게임흥행 창구로 여겨졌다.

중소기업 상생을 외쳤던 카카오의 정책은 환대받았다. 까다로운 심사기준과 마케팅 제한 등은 물론 과도한 수수료 등으로 불만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카카오에 대한 게임사들의 애정전선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상생을 넘어 잇단 흥행작 배출로 막대한 힘을 얻은 카카오의 권력은 커져만 갔고 게임사들은 불만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달했다.
 
2014년 상반기 ‘깐깐했던’ 카카오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전 마케팅과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유화정책을 내놓았고 또 이벤트 대회 창구를 마련하며 개발사 끌어안기에 나섰다. ‘무심사’와 ‘카카오보다 낮은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운 아프리카TV와 밴드게임 등 새로운 모바일게임 플랫폼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당시 카카오의 변화는 반겨하면서도 한편에서는 후발 플랫폼사업자를 의식한 곱지 않은 시선이 대두됐다.

2015년 4월 다음카카오는 마침내 개발사의 수익을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카카오 게임샵’이다. 구글에 기반하지 않은 카카오의 자체 게임플랫폼이다.

다음카카오측은 “개발사가 65%, 카카오게임이 25%, 이용자 보너스적립이 10%인 구조로 이용자가 지급된 코인을 모두 소진할 경우 개발사는 매출의 최대 71.5%를 가져가게 된다”며 “게임 이용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유통 수수료에 대한 파트너사의 부담을 줄여 전체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게임개발사들이 끊임없이 요구해온 수수료 인하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트인 셈이다. 구글에 떼어주어야 하는 30%의 수수료를 개발사와 엄지족(아이템 구매자)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카카오 역시 기존 21%의 수수료를 25%로 상향조정했다. 소비자와 개발사, 카카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왜 이제야? 그리고 과연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카카오 게임하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구글과 애플에 직접 출시하는 즉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신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작품들의 흥행 소식이 더디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정적 계기는 네이버와 협업한 ‘레이븐 with NAVER'의 대흥행때문으로 여겨진다. 이 작품은 출시 5일만에 플랫폼 없이 ’클래시 오브 클랜‘을 밀어내며 구글 플레이 매출 정상에 올랐다.
게임성과 마케팅 능력을 겸비하면 굳이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하지 않아도 대흥행을 이룰 수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카카오 게임하기에게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중소게임사들의 신작도 이전처럼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메이저들은 모바일게임의 대작화를 꾀하고 있으며 마케팅을 위한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또 하나, 인기게임의 고착화와 빈인빈부익부가 심화되면서 한국에서의 성공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좁을 뿐 아니라 흥행 가능성마저 희박해지고 있는 한국보다 크고 넓은 세계에서의 희망을 찾는 개발사가 늘고 있는 것.  중소개발사 핀콘이 ‘헬로히어로’와 컴투스 ‘낚시의 신’‘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의 사례까지 있으니 결코 가능성 제로 게임도 아니다.

카카오 게임샵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의문이 드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용자들이 웹에서 별도의 파일을 다운로드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카카오 게임하기’는 신작이 출시됐을 때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바로 설치가 가능해,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넓고 빠른 확산의 원동력이자 최대 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터치 하나로 게임을 받고 지우는 편리함에 익숙해진 엄지족들이 불편을 감수할지 의문이다.
물론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위한 대안도 내놓았다. 카카오 게임샵에서 아이템 구매 시 10%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소비자 환원하는 정책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10%의 할인을 받기 위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가게를 두고 귀찮더라도 다소 거리의 점포로 향할지 의문이다.

한국 스마트폰 게임 형성 초창기,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는 개발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지금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세, 유행처럼 변하게 마련이다. 2015년 그리고 향후 게임개발사의 대세와 화두는 ‘글로벌’이다. 소비자에게는 ‘편리함’과 ‘게임성’이다.

개발사 수수료 상향조정과 소비자 환원 정책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앞으로의 ‘대세’를 극복할 만한 것일까, 과연?